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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폐지와 전세종말론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전세제도는 장점과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세사기는 주로 빌라에서 발생하며, 이로 인해 전세제도에 대한 혼동이 생겼습니다. 이미 전세를 살고 있는 경우에는 임대인과 협상하거나 전세대출을 연장하는 등의 대응이 필요하며, 새로 전세를 구하려는 경우에는 주택 특성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른 적절한 전세 상황 대응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전세폐지와 전세종말론에 대한 이해
국토부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거론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전세폐지와 전세종말론을 들어보셨나요.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 전세를 알아보던 사람들, 전세를 주고 있는 임대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러자 일주일여만에 그날의 발언을 다시잡아 폐지 검토나 에스크로 제도도 부정했고 갭투자, 전세사기 등 대처방안 강구에서 나온 구상이라며 과열된 논란을 진화하려는 노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화두된 그 자체만으로도 '전세 무용론' 등 찬반론으로 나뉘는 양상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전세는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중요한건 전세는 정부가 유지하라고 해서 보존된 제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애초에 임차인과 임대인 서로가 만족했기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죠. '주거 사다리'라는 별칭까지 붙기도 하는 전세제도는 그 목적에 따라 장점이 더 많은 거래 방식입니다. 집값이 오르면 전세 제도가 문제되는 상황이 많지 않으나 깡통전세, 역전세난, 고금리와 같은 급격한 변동상황이 생기면 늘 전세 종말론도 대두됐습니다. 결국, 전대미문의 전세가 급락에 매매가까지 하락한 상황을 마주한 것이 지금의 문제입니다. 그것이 역전세난을 넘어 '전세사기' 현상까지 불러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려고 극단 입장까지 내비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전세사기란게 대부분 다세대주택인 빌라들입니다.
전세 제도의 위험과 부동산 동향의 혼동
전세사기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빌라들은 선호도가 낮아 실거주 수요로 판매하는 경우가 적으니, 높은 전세로 임대를 세팅할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읍니다. 아파트는 동네의 전세라는게 워낙 매물도 많고 실거래도 신고가 되어있어 가격이 비교적 투명합니다. 하지만 빌라는 새 집옆에 구축인 경우도 많아 시세도 알기 어렵고, 가장 큰 문제는 '20~'21년 전세가 폭등으로 주변 아파트 전세에 비해 덜 비싸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가장 위험한 '신축' 빌라여서 첫입주로 엄청 깔끔한 실내까지 갖추고 있어 마다할 이유를 찾는게 더 어려웠습니다. 가격이 오르거나 평상시와 같은 시장이었으면 뒤이어 올 세입자도 구했을거고 매도 거래도 됐을겁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집 만기가 되어 나가겠다고 표현했지만 연락두절인 상황들도 많았고 혹은 경매에 가도 유찰돼 돈만 날리게 될거라며 오히려 임대인이 큰소리를 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상승장이 길고 높아 아파트 매매 전세값이 폭등하자 빌라나, 오피스텔 등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이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더 많이 만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전세사기 원인파악을 장황하게 들여본 이유는 바로 위험 촉발 원인이 대다수의 '아파트' 상품이 아니라 '빌라'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지금 매매와 전세가 함께 급락한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우리를 헛갈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새 부동산에는 집주인들이 전세가가 내린 역전세난으로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하거나, 뒷세입자를 못구해 전세사기라고 칭하기까지 합니다. 그러한 일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긴 하지만 전세사기같은 범죄로 인해 전세 제도를 손보겠다고 하는 것과 고금리, 역전세난 같은 문제 때문에 전세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3가지 경우에 따른 전세 상황 대응 전략
그렇다면 이미 전세를 살고 있는 경우, 전세를 구하려는 경우, 전세로 임대를 주고 있는 경우에 각각의 상황에서 어떤 대응을 해야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전세를 이미 살고 있고 조건이 된다면, 지금 집에서 더 살 수 있으면 좋은데요. 만약 전세 시세가 떨어졌다면 임대인에게 차액을 요구하세요. 그 차액이 적지않은 금액이라 임대인이 늘어난 이자를 주면 안되겠냐고 역월세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전세대출을 연장하고 늘어난 이자 2년치를 일시불로 요구하세요. 차선으로 다달이라도 받는다면 다행입니다. 문제는 그곳에서 더 살 수가 없을 때 생깁니다. 임대인이 맡아둔 돈을 딱 통장에 잘 간수해두었다가 만기때 내어 주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전세 끼고 사두는 형태가 더 흔하기에 뒷세입자의 돈이 필연적으로 된 것 같습니다. 힘드시겠지만 만기가 다가오면 집 나가는 데에 적극적 협조를 해주시면 좋습니다. 임대인을 압박하고 재촉하되 협조는 해주셔야 오히려 내 돈을 지킬 방법이 생깁니다. 다음으로는 새로 전세를 구하려는 경우입니다. 일단, 구하는 상품 특성을 잘 살펴야 합니다. 아파트는 대부분 전세 상품으로 인식하면 좋고요. 그 외에는 빌라, 오피스텔(아파텔 포함) 등은 월세 상품으로 인식을 제대로 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임대인들은 보통 아파트로는 시세 차익을 노리고, 빌라, 오피스텔로는 월세 수익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해당 주택의 매물 현황이나 실거래 기록을 보더라도 무엇이 주된 임차형태인지 단번에 아실 수 있습니다. 보증금이 적은 월세는 경매에 넘어가도 지킬 가능성도 높으며, 사기가 아니라 소통이 되는 집주인일 경우 먼저 내가 갈 곳 이사를 한다고 할지라도 대항력을 유지해둘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 해결되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못받고 묶인다고 할지라도 그게 1천~5천 수준의 월세 보증금이 많기 때문에 그거 몇개월 묶여도 이사가는 데에 1~3억 만큼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닙니다. 아파트는 전세 위주라고 해도, 월세도 살아도 되지만 빌라, 오피스텔은 전세 살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전세로 임대 주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지금은 빌라 전세를 전반적으로 기피하는 현상이 있어서 더 아파트를 선택할 이유가 늘어났습니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후에 하락장이 깊어져서 집을 대출내 사는게 더 괴로워진다고 생각하는(하우스푸어) 시기가 온다면 그때 다시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세는 2년 후에 그대로 돌려 받거든요. 떨어지는 집값 위험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겠죠. 지금은 비록 뒤에 오는 세입자께서 가져올 돈이 기존 세입자가 맡긴 돈보다 적어서 문제지만, 시세차익으로 희망이 없는 하우스푸어 시기가 오면 전세수요가 늘어나서 뒤에 오는 세입자께서 더 많은 돈을 가져오실 확률이 커진다는 이야기입니다.